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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춘” 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영화 <버닝>

<버닝> 포스터 본문

 

영화 <버닝>은 2018년 5월 17일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이다. 한국의 4대 감독이라고 하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개봉했다는 소식에 극장에가서 개봉 첫 날에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필자뿐만 아니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화를 보기위해 찾아왔지만, 평가는 싸늘한 부분도 있었다. 영화 자체가 너무 난해하다. 혹은 어떤 장르인지 모르겠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 기억이 난다. 이 영화를 리뷰하기에 앞서 시놉시스를 간단히 소개하면 작가준비를 하고 있던 주인공 종수는 유통회사 알바를 하던 중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던 해미와 마주친다. 이후 그들은 가까워지며 연인에 가까운 사이가 되어가고, 어느날 해미가 자신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여행 가는 동안 맡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벤이라는 남자와 같이 입국하게 된다. 그는 작가를 준비하며 초라하게 살고 있는 종수와 달리 여유가 넘치며, 다양한 경험과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벤은 종수에게 자신의 이상한 취미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고, 종수와 해미, 벤의 관계를 주로 영화가 이어진다.

 

 

 

<버닝>의 스틸 컷_1

 

이 영화를 간단히 해석해보자면,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가 아니다. 나도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갑자기 해미는 사라지고, 종수는 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 후 영화를 같이 보는 관객 또한 벤을 의심한다. 벤의 집 안 화장실에서 해미의 팔찌가 발견된 것, 그리고 다른 여자의 물건으로 보이는 것들을 수집하고 있는 서랍까지 모든 정황은 벤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벤이 어떠한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생각은 관객마다 다르다. 필자의 친구는 "벤이 해미를 죽이고 팔찌를 가지고 있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필자의 지인은 "해미는 단순히 언제나처럼 사라진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종수가 해미를 찾아나설 때 그녀의 부모님도, 그녀와 같이 일했던 지인들조차 그녀를 거짓말쟁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수가 고양이를 맡아주었을 때 또한 실제로 고양이는 있지 않았다고 그녀의 집주인이 말한다. 이러한 사실들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더욱 혼란을 가진다. 그에 따른 평가는 당연히 "난해하다" , "영화가 어렵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버닝>의 스틸 컷

 

 

그래서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영화의 스토리 텔링이나 벤이 해미를 죽였든, 해미가 사라졌든, 종수가 벤을 죽이든 중요하지 않다. 

앞서 설명드린 영화가 난해하다는 의견은 당연히 이창동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였는지에 대해 묻자 그의 답변은 바로 "청춘" 이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창동 감독이 말했다. " 청춘들은 행복하고, 젊은 시대를 살기에는 지금 이 시대가 너무 가혹하다. 청춘이 파랑이라면 청춘들의 그 반대 속에는 분노,불꽃이 떠올랐다." 

이창동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이 시대의 청춘들이였다. 종수는 작가를 지망하지만 현실에 쫓겨 알바를 하고 있는 흙수저이고, 해미는 알바를 하며 밀린 카드빚을 막으며,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젊은이이고, 벤은 삶이 여유롭고 돈도 많지만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그러한 청춘이다. 청춘들은 각자 다른 마음가짐과 다른 사연, 다른 성격, 다른 배경에서 자랐다. 그렇기에 종수는 여러 여자들을 만나며 수집품을 모으는 벤이라는 인간을 질투하기도 하고 동경하기도 하며, 종수가 마음을 주었던 해미와 가까워졌기 때문에 그를 의심했다고 할 수 있다. 벤을 의심하면서도 비닐하우스들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끝내 종수는 벤을 칼로 찔러 살해한다. 해미 또한 어떠한 대단한 사연을 가지고 있고, 미스터리한 인물이 아니라 그녀는 원래 빚쟁이였고, 거짓말쟁이였으며 무척이나 외롭고 여린 한 젊은 여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또 벤은 단순히 해미가 사라져서, 연락을 끊고 삶에 여유가 있으니 산에 가서 경치를 보기도 하고 그런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금수저 청년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냥 단순히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 생활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주변 젊은이들처럼 알바를 하고, 공부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놀고, 먹고 파랗게 빛나는 모습 또한 보여주지만 아직은 그들이 여리고,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작은 질투를 할 수 있어서  결국에는 종수가 비닐하우스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장면, 그리고 끝내 파랗게 빛나던 그는 붉은 불꽃으로 변해 벤을 칼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에서 이창동 감독의 답변이 마음 속에 찔러넣어졌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화적 요소들을 가지고 그들을 표현해내기도 한다. 붉게 타오르는 비닐하우스, 그리고 푸른 새벽 하늘에서 종수가 비닐하우스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들, 그리고 시퀀스의 미장센과 촬영기법, 배경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합쳐져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주제를 부각시키며, 대변하고 있다. 이렇듯 <버닝>은 아쉬운 부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그 주제를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과 의미가 적절하고 신선하기에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었다. 필자 또한 젊은 나이에 이 영화를 두번, 세번 보다보니 다양한 생각과 주제를 전달받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버닝>을 여러번 보거나, 다른 시각으로 이 영화를 감당할 시에 감독이 전달하고 했던 의미들과 내가 직접 보있던 영화의 시각적 이미지까지 겹쳐져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