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리뷰] 악의 악순환. <부당거래>
부당거래 (The unjust)
개봉 : 2010.10.28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 범죄
국가: 한국
러닝타임: 119분
배급: CJ ENM
감독:류승완
주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영화 줄거리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계속된 검거 실패로 대통령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고, 수사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다.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짓는 것! 이번 사건의 담당으로 지목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줄도, 백도 없던 그는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스폰서인 해동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배우’를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한편, 부동산 업계의 큰 손 태경 김 회장으로부터 스폰을 받는 검사 주양(류승범)은 최철기가 입찰 비리 건으로 김 회장을 구속시켰다는 사실에 분개해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때마침 자신에게 배정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사하던 주양은 조사 과정에서 최철기와 장석구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최철기에게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하는데.. 각본 쓰는 검사, 연출하는 경찰, 연기하는 스폰서.. 더럽게 엮이고 지독하게 꼬인 그들의 거래가 시작된다!
이 영화가 미워해야할 수도 미워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악'이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들은 모두 악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가장 믿고 있는 검사도, 형사도 악이다. 나라의 안정과 범죄로부터 지켜야 하는 인물들이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형사는 조직폭력배를 통해서 살인자를 만들어내고, 검사는 비리를 통해 유흥주점을 마음대로 다니고, 골프도 치기도 한다.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범죄, 오락이다. 관객들은 오롯이 그들이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고 그들이 악행을 저지르고, 그 악행을 다른 인물은 증거로 잡고, 다시 그 증거를 없애고, 다시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환을 계속해서 보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바로 '명예', '권력' 이런 것들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달리지만, 그것이 악으로 변하는 순간 그 인간이 하는 행동은 악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정의' 란 단어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 사실은 웃어넘길 법도 하지만 무섭기도 하고 오싹하기도한 설정이었다. '정의'를 구현한다고 생각되는 형사와 검사는 그들을 서로 공격하기보다 정의란 필요 없다는 듯이 장애물 취급하면 서로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 인물들의 대결 구도를 통해 단면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들이 서로를 이기려고 하는 게임에 불가하듯 오락성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관객은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지만 다른 면을 더욱 집중하며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이 영화가 보이고 있는 적당한 액션, 적당한 사회비판, 그것에 의한 마지막 반전또한 이 영화를 더욱더 좋은 작품으로 인식하게 되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솔직함이 좋다. 영화에서 캐릭터들은 비굴해질 때는 끝까지 비굴해지며, 굽힐 때는 굽힐줄 아는 솔직함이 뛰어났다. 팬티만 빼고 옷을 탈의하고 무릎을 꿇고, 적당한 위트를 보여주며 상사를 피하고, 화낼 때는 가볍게 문서들을 던지면서 화내는 캐릭터들이 더욱 돋보이고, 유쾌함을 유발했다.
영화에서 기억하는 대사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요."인데 이 말 또한 정의 따위 없고, 자기를 위한 합리화이지 않은가 그런 캐릭터 또한 악행을 저지르고, 사회를 관통하는 대사이기도 하다.